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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방구차라고 기억하시나요?
매캐한 흰색 연기를 내뿜는 소독차 방역차 골목을 누비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신기한 듯이 막 쫓아가고 막 그랬었잖아요. 우리 추억 속에 다들 그 기억 있으실 텐데요. 당시 소독차는 벼룩 머릿니와 함께 최악의 3대 실내 해충으로 꼽히던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서 살충제를 살포하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이게 참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는데요. 그 빈대가 최근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40여 년간 사라지다시피 했었는데 요즘에 학교 기숙사 찜질방 고시원 이런 데서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여행시 배드버그 퇴치제를 찾고 있지만, 심리적 안정감 외에 정말로 빈대를 퇴치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생깁니다. 확실한 퇴치방법과 퇴치제 추천 들어갑니다.
1. 빈대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빈대는 인간이 동굴로 이주한 때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인간과 잘 살았지만 DDT라는 치명적인 살충제에 의해 거의 박멸되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는 서구 선진국 사람들을 중심으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뜻밖에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21세기 들어 DDT는 곤충뿐만 아니라 인체와 환경에도 매우 해로운 것으로 밝혀져 금지되어 있어 빈대 근절이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대표적인 해충이자 역겨운 곤충인 모기와 바퀴벌레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을 옮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매우 부족하여 우리는 아직도 이를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빈대는 이미 대부분 박멸되었거나 희귀해진 국가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피해를 준다고 해도 흔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죽이지는 않고, 사람의 삶을 약간 피폐하게 할 뿐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인지도가 부족하고, 초기 대응이 미흡하여 추가 피해를 초래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2. 구충물질
⭕ 살충제
: 일반 살충제로 빈대 상대 어려워
: DDT는 금지되어 있어 사용 어려워
: 피레트로이드 계열에 살충제에 이미 빈대가 내성을 가짐
일반 살충제 정도로는 빈대를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DDT 등 일부 잘 듣는 살충제를 제외하면 웬만한 살충제에도 잘 안 죽고 시장에서 파는 레이드 따위로 목욕을 시켜도 버티는 놈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빈대 퇴치용 살충제를 따로 구입해야만 빈대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살충제가 있다 해도 어느 문틈에 숨었는지 모를 빈대에게 뿌리기가 쉽지 않으므로 결국엔 방역회사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빈대의 번식력이 상상을 초월하므로 방역회사를 한번 부르는 정도로는 퇴치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북미의 방역회사들에게는 빈대가 그야말로 짭짤한 돈벌이가 된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Mark Rober가 미국 시중에 있는 빈대 살충제를 실험해본 결과
빈대가 고작 4%가 죽었는데 이는 물을 뿌려서 죽은 숫자와 같았습니다.
피레트로이드(pyrethroid)는 제충국(除蟲菊, pyrethrin) 계통의 살충제군으로서 인간 및 개에게 무해하여 미국에서는 가정에서 대량살포가 허락된 유일한 살충제입니다.
따라서 빈대가 이 살충제들에 내성을 보인다면 사실상 빈대에게 쓸 수 있는 약제가 없는데, 이미 내성 빈대가 널리 퍼졌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비화학적 살충방안을 다각도로 연구중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 훈증, 공기 가열 등. 고압 수증기 청소나 건조 수증기(dry steam vapor)를 이용한 청소업체도 많습니다.
⭕ 락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상청소용품만으로 단시간에 빈대를 확 죽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 청소 때보다 약간 진하게 희석한 락스물로(락스가 없다면 양잿물도 가능하다) 집안 전체 바닥을 닦은 후, 눈이 따갑고 아플 정도로 강한 냄새가 올라오면 문과 창문을 최소 반나절에서 하루 이상 닫고 다른 곳에 다녀오면 빈대 퇴치에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락스 자체의 살균이나 살충능력도 강하지만, 청소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에어로졸과 가스도 빈대 퇴치에 매우 효과적이라 벽이나 침대 속에 숨은 놈들까지 당한다고 합니다. 빈대가 심한 곳에서 이렇게 락스물로 사방을 청소한 후 외출을 다녀오면 침대와 바닥에 죽은 빈대가 수두룩하게 널려 빗자루를 가져와야 할 정도가 됩니다. 빈대가 심한 곳이라도 락스물로 며칠간 반복하며 청소한 후 규조토를 요소요소에 뿌려두면 박멸에 큰 효험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진한 락스는 완전히 분해되기 전까진 인간에게도 매우 유독하니, 락스물 청소는 창문과 문을 열어둔 채로 최대한 빨리 후다닥 끝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문과 문을 닫고 외출 다녀온 후엔 다시 집안 전체를 잘 환기하면서 깨끗한 물과 걸레로 바닥의 잔류 락스를 완전히 닦아내야 합니다. 끈질긴 빈대조차 우수수 죽어나갈 정도로 독하니, 환기를 소홀히 하면 당연히 인체와 애완동물에도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애완동물도 절대 밀폐된 집안에 남겨두면 안 됩니다. 반드시 주인과 같이 외출하거나 공기가 잘 통풍되는 안전한 장소로 미리 옮겨야 합니다. 어류 같은 경우는 설치된 어항을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다른 어항에 옮겨서 안전한 곳에 내놓아야 하고, 청소 후 원래 어항으로 이동하기 전에 물을 일부라도 새로 갈아주는 편이 좋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 조류, 어류 등을 안에 그대로 방치하면 큰일납니다.
3. 천적활용
빈대의 천적은 바퀴벌레
바퀴벌레를 들여다 키워 빈대를 없애고
개미를 들여다 키워 바퀴벌레를 없애는 방법도 있으나
이 방법이 즉 '빈대잡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와 같은게 아닐까요
4. 고온방역
50도 이상의 온도의 고온을 가하면 완전히 박멸할수 있으며 실제로 북미의 일부 방역업체들이 집안의 온도를 통째로 50도 이상으로 달구는 방법으로 방역을 하기도 합니다.
헤어 드라이어로 고온의 바람을 가하거나 스팀기 등으로 스팀을 쐬어 죽이는것도 가능하며 침대 시트나 옷을 고온 건조기로 말리기만 해도 해당 옷/시트의 빈대를 박멸이 가능합니다.
다만 집 전체에 퍼져있는 경우에는 이 방법으로 죽이기에는 무리가 따르니 방제업체를 부르는게 좋습니다.
전기 파리채나 살충등은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비행 능력이 없고, 파리목에 비해 체벽이 상대적으로 두꺼워 띠틈(band gap)이 넓기 때문입니다.